2019년 5월 30일
다시 한번 덕쿠 HUB를 다녀왔다
인력사무소를 가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나같이 꾸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또 데마를 때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
어차피 계속 이렇게 살 것도 아니고 아쉬운 데로 출근이 확실한 쿠팡 쪽으로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되었다
이번에도 가산에서 셔틀을 탔는데 고정 멤버 일부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인물들이었다
이제는 도착해서 익숙하게 알아서 출근 찍고 폰 내고 작업장으로 가서 대기한다
시간이 되면 지역별로 배치를 해주고 자기 지역으로 찾아가면 된다
오늘 나와 같이 일 할 파트너는 이곳에서 오래 일한 것 같은 깐깐해 보이는 아줌마다
난 오늘이 두 번째라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것저것 시키는 데로 한다
근데 느낌이 좋지 않다
아직 바쁘지도 않은데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걸 보니 뭔가 일에 중독이 되어 있는 사람 같았다
일용직 바닥에서 이런 쓸데없이 열정과 자부심이 넘치는 부류의 사람들은 신경이 매우 날카로울 확률이 높다
이전 인력사무소 반장 아저씨를 통해서 이미 그 사실을 확인했을 터
아니나 다를까 실수하니 개ㅈㄹ을 떨기 시작했다
전혀 화를 낼 필요가 없는데 스스로가 바빠 죽겠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었다
정말 하나도 바쁜 것이 없는데 스스로가 바쁜 것을 창조해내고 있었다
첫날에 같이 했던 사람들과는 너무나도 반대의 사람이다
둘러봐도 그 어떤 라인에서도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
더군다나 나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에서 매우 예민해져 있는 것 같았다
이 바닥은 어제 오늘 사람이 다른 곳이다
매번 친절하게 가르쳐 줄 기력은 없을 것이다
한 번 말해서 못 알아들으면 그냥 죽는다고 보면 된다
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꼭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
아마 곧 회사를 가도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만나진 않을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
아니 그것보다 일단 목이 말라죽을 것만 같았다
첫날에는 운 좋게 옆에 정수기가 있었지만 라인마다 정수기가 있는 게 아니었다
진짜 목이 너무 타들어가는데 도저히 눈치 보여서 물을 마실 수가 없었다
무조건 무조건 물통을 챙겨야 한다
쉬는 시간에 뛰어가서 물을 환장하고 마셨다
그렇게 오전이 끝나고 점심을 먹는데 역시나 기대해서는 안 될 퀄리티의 식단이 나와주신다
대충 먹고 쉬다가 다시 오후 작업 시작이다
역시나 오후가 되니 물량이 쏟아진다
하지만 나도 슬슬 이 작업에 익숙해져 갔다
오후에는 알려준 데로 척척 완벽하게 일처리를 잘했다
그러니 더 이상 나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
내가 볼 땐 일을 할 때만 돌변하는 타입인 거지 본성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
일이 빠르면 2명이서 해도 한가해지고 느릿느릿하면 5명이 붙어도 물건이 넘쳐흐른다
하지만 매일 새로운 사람이 오는데 그걸 언제 다 가르치고 있을까
가르치는 직원들도 지칠 터인데 쿠팡 쪽에서 신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
그렇게 오늘 하루도 훈훈하게 일이 잘 마감이 됐다
첫날보다는 다리가 덜 아팠으나 여전히 몸살 조짐이 보였다
몇 번 더 뛰어야 몸이 적응할 것 같다
매일 나갈 체력만 있다면 목돈 모으는 데는 꽤 짭짤한 수익원이다
무엇보다 이 일은 매우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잘 간다
무거운 것도 없으니 일반 택배 상하차 같은 것에 비해서는 훨씬 손쉽다고 할 수 있겠다
참고로 여기 한 번 다녀올 때마다 몸무게가 1.5kg씩 빠진다
다이어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며칠만 여기 다녀오면 살도 빼고 돈도 벌고 참 괜찮을 것 같다
몸살 기운이 빠지면 또 출근해야겠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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